나의 창작시

벽촌

원시인62 2019. 12. 11. 14:26



벽촌에서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지금

외로움이란 놈과 함께 있다

 

놈은

내가 식사를 할 때나

별을 볼 때나

담배를 피울 때나

산책을 할 때나

먼 산을 바라볼 때에도

내 곁에 서 있다.

 

나는 놈에게

수 없이 말을 걸어보았지만

놈은 절대 대답을 한 적이 없다.

 

그래도 난

늘 혼자서

놈에게 수많은 애기들을 들려준다.

 

왜 놈은 내 곁에서 맴도는지

놈의 의중을 모르겠다.

 

잠자리에 들 때에는

간혹

놈이 내 옆자리에 함께 한다는 생각에

섬뜩할 때도 있다.

 

가끔씩

놈이 년으로 변해

내 이불 속으로 파고들곤 한다.

그럴 땐

언제나

이불 속엔 이물질이 끈적거린다.

 

나는

벽촌에서 혼자 살고 있다.

이제는

내가

여기에

이렇게

홀로 사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스스로 자초한 일인데도......

 

20180725일 새벽 2시에

夕霞 황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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