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됨에도
아직도
산다는 것이 무언지
도무지 모르겠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살아간다는 의미가
살아야한다는 의무와 부딪힐 때마다
나는
아무런 해답을 내지 못했다.
젊었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사유로......
귀찮다는 핑계로......
그렇게 세월을 보내었다.
바람이
시간의 흔적을 지워나갈 때
나는 거저 덤으로 얹혀 있었나 보다.
그런 내 삶에
한 가지만 더 얹을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면.......
하지만 그런 시간은 오지 않으리라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바위가 먼지가 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가보다.
그만큼 나는 모자란 사람이었구나.
산다는 것이
사람을 사랑하는 시간이었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를 만나는 것임을,
그런 것이었음을
이제라도 알았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2019년 10월 29일 석하 황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