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촌에서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지금
외로움이란 놈과 함께 있다
놈은
내가 식사를 할 때나
별을 볼 때나
담배를 피울 때나
산책을 할 때나
먼 산을 바라볼 때에도
늘
내 곁에 서 있다.
나는 놈에게
수 없이 말을 걸어보았지만
놈은 절대 대답을 한 적이 없다.
그래도 난
늘 혼자서
놈에게 수많은 애기들을 들려준다.
왜 놈은 내 곁에서 맴도는지
놈의 의중을 모르겠다.
잠자리에 들 때에는
간혹
놈이 내 옆자리에 함께 한다는 생각에
섬뜩할 때도 있다.
가끔씩
놈이 년으로 변해
내 이불 속으로 파고들곤 한다.
그럴 땐
언제나
이불 속엔 이물질이 끈적거린다.
나는
벽촌에서 혼자 살고 있다.
이제는
내가
왜
여기에
이렇게
홀로 사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스스로 자초한 일인데도......
2018년 07월 25일 새벽 2시에
夕霞 황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