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虛像)
일상(日常)에 찌던
육신(肉身)을 달래려다
저기
나뭇잎 사이로 흘러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면서
옷이 다 젖어가는 줄 모르는 사내를
멍하니 바라다본다.
무엇을 위해 이리 악착(齷齪)같이 사는지...
나는 아직 그 이유(理由)를 모른다.
비가 그친 오후(午後)에
나무 아래 서 있던 사내를 찾아보았다.
아직도 그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내리쬐는 태양을 보듬어 안고서...
살아 온 날들이 부끄러워진다.
비가 오는 날이면
그 사내가 하듯
이제는 내가 그 자리에 서 있다.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빗물을 바라보면서
내 육신(肉身)이 다 젖어갈 때까지...
2008年 06月 25日 黃 夕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