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孤獨)
내리는 비에 적셔진
비릿한 화단(花壇)을 바라보다가
문득
떠오르는 희미한 기억(記憶)이 있어
가만히 눈을 감아본다.
겹겹이 싸여진 뇌벽(腦壁)을 뚫고
지친 몸
겨우 가눈 기억의 편린(片鱗)들이
상처(傷處)받은 어깨에
하나 둘 스며드는데......
떠오를 듯 떠오를 듯
떠오르지 않는 기억(記憶)은
여인(女人)의 나신(裸身)이 되어
혼란(混亂)을 가중(加重)시킨다.
참지 못한 육욕(肉慾)의 갈망(渴望)을
먼지처럼 허공(虛空)에 털어내어도
텅 빈 가슴엔
미련(未練)의 찌꺼기만 가득하구나.
삶이란 놈의 남은 여정(旅程)엔
언제나
만족(滿足)치 못하는 욕망(慾望)의 바퀴가
쉼 없이 굴러 가는데...
나는 지금
한 남자(男子)를 바라보면서
내리는 비를 적셔가며 걸어가고 있다.
2007年12月28日 비 내리는 午後에...
黃 夕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