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그리움과 수음

원시인62 2012. 5. 22. 15:43

 

 

 

 

 

그리움과 수음(手淫)

 

 

나는 변하지 않았건만

내가 알던 그 사람은

이전의 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작년에 핀 꽃이 올해 핀 꽃이 아니듯

시간(時間)이 그 사람을 변하게 한 모양입니다.

 

세월(歲月)이 사람을 변하게 만들고

그리움이 세월을 추억(追憶)으로 바뀌게 했나봅니다.

세월이 바뀌게 한 그 사람은

나를 기억(記憶) 저편으로 밀어

추억 한 자락도 남기지 않았나 봅니다.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겠습니까만

변할 수밖에 없는 사연(事緣)이 있었겠지요.

나는 거저 그렇게 위안(慰安)을 삼고 있습니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습니다.

그 옛날

노을이 당신의 볼을 붉게 물들인 것이

불연 듯 생각납니다.

불꽃처럼 타들어가던 그 모습에 반해

내 심장은 마구 뛰었답니다.

당신은 그런 내 심장소리를 애써 외면했었지만요....

 

 

그런 추억만이라도

내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 아닙니까?

당신은 나를 잊었을지 모르지만

나는 당신을 영원히 기억(記憶)할 것입니다.

그게 나만의 사랑방식이니까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너무나 불공평(不公平)한 것 같아요.

무언가  가지려 하면 할수록

가질 수 없는 것들만 가득 차 있어서

무엇 하나 손에 쥐어보질 못했습니다.

 

그렇게 세월(歲月)이 흘러

내 나이 벌써 지천명(知天命)이 훌쩍 넘어섰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당신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자꾸 힘을 잃어 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힘을 잃은 그리움도 저녁노을을 볼 때만은

사그라들든 심장소리가 엄청난 소리를 다시 내곤 한답니다.

“쿵득쿵득 쿵득쿵득”

 

 

그대를 잡지 못한 회한(悔恨)이

강을 따라 안개처럼 자욱하게 퍼져나갑니다.

바람결 따라 점차 흩어져 가는 안개를 바라보면서

나는 또다시 그 사람을 떠올립니다.

 

 

혼자 있는 텅빈 방안에서

참을 수 없는 욕망(慾望)이 꾸역꾸역 고개를 쳐드는군요.

그 욕망이 일면식 없는 여인을 불러내었습니다.

여인의 풍만한 젖가슴 속에서

추억 속의 사랑과 육신(肉身)의 욕망이 서로 충돌(衝突)하고 있습니다.

여인의 자극을 참지 못하는 내 욕망이

마침내 분출(噴出)하고 말았습니다.

그 욕망의 찌꺼기들이

모르는 여자의 자궁 속으로 쉼 없이 헤쳐 나갑니다.

 

 

이렇게 상상(想像) 속에서

또 한번 수음(手淫)을 하였습니다.

나는 이제 점차 수음의 노예(奴隸)로 변해가는가 봅니다.

그 사람만이

이 수음지옥(手淫地獄)에서 나를 탈출(脫出)시켜 줄 수 있습니다.

그 사람만이 말입니다.

 

 

보고 싶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어

벽에 머리를 부딪혀 그 고통(苦痛)을 잊어보려 애씁니다.

머리에서 붉은 피가 나도

왜 이 지독한 그리움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것입니까?

 

그리움이 짙어질수록 수음에 더욱 빠져들겠지요.

짐승의 몸속에서만은 당신을 그리워하는 고통을 잊을테니까요.

 

 

佛紀2556年(西紀2012年) 黃夕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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