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언젠가 가야 할 길

원시인62 2012. 4. 5. 10:20

 

언젠가 가야 할 길

 

휘몰아치는 강풍(强風)이

밤새 창문을 때리는구나.

 

내리는 빗줄기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깊이를 알 수 없는 지하를 거쳐

심연(深淵)의 바다로 사라진다.

 

내가 디디고 선 이 땅이

허공(虛空)인지 수렁인지

도대체 헤어나질 못하고 있으니......

 

어젯밤 꿈속에서

지난 십 수 년 간 보이지 않던 그 분을 만났다.

신변(身邊)의 위험(危險)을 경고(警告)하러 오신걸까?

 

무언가 내 주변(周邊)에

또 다시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豫感)이

오늘 하루 마음을 진정(鎭靜)시키질 못하고 있었다.

 

만개한 봄꽃들을 바라보며

떨어져 비참해진 몰골(歿骨)을 떠올리는 건 무슨 이유인가?

그저 지금의 모습 그대로 느끼면 될 것을......

 

하루하루

피 말리는 시간(時間)을 보내는

내 삶에서

봄의 향취(香臭)는 사치(奢侈)일 뿐인가?

 

언젠가 가야 할 길이면

이제 다 놓아 버리고 그만 쉬고 싶다.

그 길을.....

그 분의 부름에 따라 나서고 싶다.

 

진달래꽃, 목련꽃, 개나리꽃, 매꽃, 벚꽃.....

이름모를 꽃들 만개(滿開)한 봄날에

한적(閑寂)한 정자(亭子)에 누워

아픔도 기쁨도 없는 심연(深淵)의 바다 속으로 빠져든다.

 

사랑아!

내 지겹고 힘든 삶이여!

봄날에 불어오는 강풍(强風)에 실려 전부 사라져버려라!

흔적(痕迹)도 없이 날아가 버려라!

그리하여 두 번 다시 세상에 나오지 말거라.

 

지금 나는

언젠가 가야 할 길을 준비(準備)하려니......

2012年04月05日 黃夕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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