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겨울바다(고흥 풍남항)

원시인62 2009. 12. 16. 16:05

 

 

겨울바다(고흥 풍남항)

 

흩어져 가는 아픈 기억(記憶)들이

매서운 바람에 갈가리 찢어지고,

다가오는 또 다른 인연(因緣)은

 그 공간(空間)들을 채우려 하네.

 

언제나처럼

수평선(水平線) 넘어

아침 해는 붉게 떠오르지만

지난 시간

하지 못한 일들은

오히려

수면(水綿) 깊이 침몰(沈沒)하고 있었으니...

 

반도의 서해 끝자락 고흥 풍남항에

머물고 싶은 마음 절실(切實)하지만

촉박(促迫)한 삶이 

심기(心氣)를 불편케 하는구나.

 

그래도

항구(港口) 저편 한 구석

굴 캐는 아낙의 재빠른 몸놀림만은

슬로비디오 마냥 눈가에 머물러 있더이다.

 

여기 사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타고난 운명(運命)을

탓하지도 거부하지도 않는 듯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사는 것만이

원하든, 원치 않던

세월(歲月)의 여백(餘白)은

채워질 것이라 믿는 것 같구나.

 

정작

지금의 나는

왜 이리

떠난 님을 잊지 못하고 있는지

무에 그리

 아쉬운 게 그리 많은지

밤마다

허공(虛空)에 담배 연기만 내뿜고

잠 못 이루고 있으니....

 

“떠난 사람 부르지 말고,

다가올 사람 떠밀지 말라”던

 큰스님 참언(讖言)을

아직도

깨달지 못한 한심한 중생(衆生)이로다.

 

                                                                                                                                    2009年12月16日 전남 고흥군 도화면 풍남항에서 黃夕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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