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變身)
어스름한 저녁 무릎,
중년(中年)의 한 사내가 골목길을 서성거리고 있다.
하늘의 달은 아직 제 광채(光彩)를 발하지 못한 채
구름에 가리어져 있는데...
희미(稀微)하게 보이는 건너편 산에서
소쩍새 울음이 처량(凄凉)히 들리고
걸음을 멈춘 사내는 물끄러미 어둠의 들녘을 바라다본다.
“저 들녘엔 아직도 사람 사는 냄새가 남아 있을까?”
눈을 돌려 하늘을 바라보니
마침내 구름을 벗어난 달이
오랜만에 제 광채(光彩)를 발하고 있다.
달빛에 반사된 자아는 초라하기 그지없구나.
오래된 동백나무 옆엔
들개 두 마리가 서로 엉키어
황홀한 교성(嬌聲)을 울부짖으며
사람의 심중(深重)을 흔들어 대고 있으니
혼자 있는 시간(時間)이 길면 길수록
사람인들 그 욕정(欲情)이 커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커질 대로 커진 욕정은 점차 슬픔(哀)으로 변하고,
슬픔은 마침내 수렁으로 化하여
점차 더 깊은 곳으로 유혹(誘惑)하고 만다.
더 이상
욕망(慾望)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즈음
사람이 짐승으로 바뀌는 기이(奇異)한 일이 벌어지고
그 순간(瞬間), 순간을
사내는 미동(微動)도 없이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저 짐승이 사내 자신(自身)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2010年05月20日 黃夕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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