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추념(가을의 상념)

원시인62 2010. 9. 28. 15:39

 

 

추념(秋念)

 

여름날의 뜨거웠던 태양이 지쳐 쓰러져 갈 즈음에

제법 서늘한 바람이

혼자 있는 사내의 어지러운 방 창가를 통해

조용히 가을의 정취를 애기해 주고 있습니다.

 

힘겨웠던 지난날의 추억을 생각하자니

뒤뜰의 대나무가 바람결에 흔들려 구슬픈 노래를 불러주네요.

그 노래에 이끌려 야밤중에 홀로 뒤뜰로 나섭니다.

귀뚜리 소리가 더욱 노래를 애절하게 만들어 주네요.

 

한 발 두 발 내딛는 걸음마다 그대와의 추억이 돋아나네요.

알고 계시는지요?

그대는 내게 있어 마지막 사랑이었음을....

 

살면서, 살아가면서

언젠가, 어디에선가 그대와 마주칠 날이 있겠지요?

아니면 그대와 나

누구든지 먼저 세상을 등질 때

그 때는 한번 만나야 하지 않겠는지요?

 

만약 그대가 너무 멀리 있어 찾아오지 못하더라도

바람에 실린 안개가 되어 새벽녘 내 방을 찾아주세요.

그대를 위해 마지막 자리를 준비하겠습니다.

 

그대와 함께 마셨던 와인 한 병과

그대가 좋아하는 과일 안주와

먼 길 떠나시는 그대를 위해 마련한 꽃신을 준비해 놓겠습니다.

먼동이 터기 전까지

그대와 내가 떨어져 지낸 만큼의 애기를 나누어 보렵니다.

그리고 가시기 전에 반드시 애기할 것입니다.

 

“평생 동안 그대를 가슴에 안고 살았노라고....”

 

2010年09月08日 새벽 2時 黃 夕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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