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풀이 춤
옷고름 여문 매무새
구름 따라 오가고,
앞섬에 내리 앉은 하얀 손
바람을 가르네.
바람 맞아 두는 곳에
감아드는 치마 자락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여인의 부끄러운
홍안(紅顔)같구나.
모운 손
엷게 펴서
얼굴 가리오니
꿈결 같은 머릿결이
달빛을 머금구나.
물 위에
흘러가는 꽃잎을
받자옵고,
손에 쥔 수건 풀어
허공(虛空)에 나리 우면
회한(悔恨) 많은
옛사랑이
버선발을 받쳐 주누나.
앞발 들고,
뒷발 디딘
기묘(奇妙)한 춤사위는
뭇 사내
정기(精氣)로 핀
한 송이 꽃 이로다.
백의(白衣)에 스며진
알 수 없는 향기(香氣)로
귀천(歸天)치 못해
망설이는
혼(魂)들을
위무(慰撫)하니
꽃이되
꽃이 아닌
너의 놀림은
이승의 존재(存在)를 넘어 섰구나!
너는 무희(舞姬)로
나는 고수(鼓手)로
긴 세월(歲月)
못 다한 업(業)
이렇게나마 풀어나 보세.
2007年11月3日 黃夕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