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야(雪夜)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무수한 원망(怨望)을 비집고
말없이 쌓여갑니다.
천수관음(千手觀音)의 자비로운 손들이
지쳐 쓰러지는
속세(俗世)의 우인(愚人)들을 어루만지듯이......
얼어붙은
도로(道路)를 뚫고
아직
여물지 못한
어린 기억(記憶)들이 솟아오릅니다.
타이어에 짓밟힌
가녀란 손들은
희망(希望) 없는 이 땅에
묻혀 버리고
독기(毒氣)어린 마구니(魔寇尼)만
새벽을 기다리누나.
이른 아침
폐부(肺腑)를 가르는
마른기침은
지난 밤
떠난 여인의
붉디붉은 속옷 같구나.
님이여!
하늘에
황사(黃砂) 가득 넘쳐 날 때에
다시
나를 깨워주소서!
辛巳年(2001年) 02月 04日 黃 夕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