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山行1

원시인62 2008. 4. 18. 14:51

 

 

산행(山行)1


새벽잠을 쪼개어

언제나 

제자리에 자리한

산(山)을 맞이하러

길을 나섭니다.


아침의 산뜻함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고,

후덥지근한 습기(濕氣)만

어깨를 덮고 있구나.


가파른 고개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올라가자니......

습기(濕氣)는

노쇠(老衰)한 무릎을 파고들고,

땀은

거친 입김 속에 젖어듭니다.


한걸음, 

한걸음, 

지면(地面)과의 만남은

일상(日常)의 피곤함을 들추어내고,

생각 많은 걸음은

뒤쳐진 육신(肉身)을

      더욱 죄여 오는데......


앞서 가는

벗의 뒷모습에서

오늘따라

잊어진 기억(記憶)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시간(時間)은

그렇게

지친 몸을

      산 정상(頂上)에 올려놓고서.......


펼쳐진 모든 것이

여신(女神)의 치마 폭 마냥

신비로운 자태(姿態)를 뽐내고 있고,

시샘하는 바람만이

곳곳에서

운무(雲霧)를 거둬내고 있었다.


아!

지금이 아니면

우리가

언제 이런 길을 거닐 수 있을까?

한잔 술에

무거운 몸이

솜털처럼 가벼워지는 이 현상(現狀)은

취기(醉氣)인지

산(山)의 정기(精氣)를 받아서인지

       알 수가 없구나.........


내려오는

곳곳에

누워있는 억새풀이

첫날 밤,

두려움에 떠는

새색시 여린 가슴 같았습니다.


디디는 발

자리마다 

차이는 돌부리는

풀려오는 근육(筋肉)을 경계(警戒)해주고,

뒤돌아 보이는

산(山)의 여운(餘韻)만

가슴에 울려 퍼진다.


내가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지

막연(漠然)한 두려움에

몸서리 쳐보곤 한다.

                         

                                  丁亥年 四月二十三日 午前 黃 夕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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