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前生) 1
도시(都市)의 일상(日常)에 지쳐
자신(自身)을
가눌 수 없게 될 때에
한번쯤은
은빛바다에 몸을 담고 싶었습니다.
눈앞엔
물질하는 아낙들이 있고,
먼 곳에선
이름 없는 선원(船員)들의
흥얼거림이 들리는 곳에서.......
온 몸으로
태양(太陽)의 질투(嫉妬)를 받아내면서
검게 타들어가는 피부(皮膚)를 만끽하노라면
먼 바다에 나선
전생(前生)의 나를
혹시라도 만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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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자신(自身)을 가눌 수 없을 때엔
친구(親舊)처럼
뱃사람의 영혼(靈魂)이 찾아오곤 합니다.
언제나처럼
그는
어린 딸과 착한 아내를 두고
돌아가지 못한 한(恨) 맺힌 사연(事緣)을 뱉어냅니다.
전생(前生)과
이생(以生)의 알 수 없는 만남을
육신(肉身)의 혼란(混亂) 속에서
영(靈)적인 교감(交感)을 이뤄냅니다.
꿈속에서 보았던
모든 기억(記憶)의 편린(片鱗)들이
하나 둘씩 명확히 펼쳐질 때에
비로소
나는 알 수 있었습니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니며,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님을......
丁亥年 三月十四日 黃 夕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