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생각하고 있노라니
나도 누군가의 부모인지라
그리워도 그립다 하질 못한다
가시는 걸음이
질병과 고통의 연속이었어도
다가올 죽음을
따스하게 보듬고 있었음으로
기다림은 즐거움이었으리......
자식들 챙기시느라
자신은 늘 뒷전이었던 분
자식들에게 바라고 싶은게 있어도
입밖에 내지 못하시고
가시는 날 처음으로 말하시었다
"옹심이 미역국이 먹고 싶다......"
백발이 성성한 그리운 이의 사진을 바라보자니
죄인의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죄책감에 흐르는 눈물이
회한을 덮을 수는 있어도
그리움을 덮을 수 있겠는가?
내 탓이요!
내 탓이로다!
내 불효의 탓이로소이다!
그립습니다.
그립습니다.
당신의 미소가.....
당신의 성낸 모습이......
당신의 모든 것이 그립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나타나신 그분들이
부모라는 멍에을 지고 사신 그 세월들이 원망스럽다.
그분들에게 받은 은혜를 나는 과연 얼마나 갚아드렸는가?
죄인이로다! 참으로 중죄인이로다!
삶의 현실을 이겨낸다는 핑계로 그들을 방치한 내 잘못이로다.
나는 내 자식에게 어떤 아버지인가?
2018년 01월 17일(수) 오전 10시
석하 황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