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계룡 갑사에서

원시인62 2008. 4. 19. 16:39

 

鷄龍 甲寺에서...


가을 햇살이

여름의 습한 대지(大地)에

비춰지면서

암중(暗中)의 흑심(黑心)은

사라져 가고,

계곡(溪谷)의 물줄기는

단풍(丹楓)의 시작(始作)을 알려주듯

조심스럽게

소리를 낸다.


지나는 행인(行人)의

뜻 모를 애기가

메아리 마냥

산중(山中)에 퍼져 나갈 때

폐부(肺腑)를

쥐어짜는 고통(苦痛)이 따르고...

거친 숨소리

잠시 모두오고

해갈(解渴)을 위해 물병을 드니

죄 많은

속인(俗人)의 변명(辨明)만이

물속에

스며들고 있구나.


귀천(歸天)치 못한

영혼(靈魂)의 피안처(避安處) 마냥

고찰(古刹)은

무덤처럼 눈앞에 버티고 서서

문명(文明)의 이기(利器)로

녹음(錄音)된 독경(讀經)을

토악질하듯

경내(境內)에 뱉어 내고 있다.


일주문(一柱門) 밖으로 빠져 나오니

일심(一心)으로

기도(祈禱)하던 백성(百姓)들은 보이질 않고

다 쓰러져가는

점포(店鋪)의 흔적(痕迹)만이

눈앞의 시야(視野)를 흐리게 하고......

천년(千年) 세월(歲月)

견디어 온

단목비(檀木碑) 만이

알아주지 않는 이들을 위해

자신(自信)을

희생(犧牲)하며

서서히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갑사(甲寺)를

더듬어 본

우인(愚人)의 마음은

만년(萬年)의 시간(時間)을

거슬러 올라 

호국영령(護國英靈)들의 하소연을

담아내 본다.  


                                2007年10月15日 鷄龍 甲寺에서...

                                                黃 夕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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