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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62 2011. 5. 16. 16:42

 

 

길을 걷는다.

내게 주어진 무한(無限)의 길을 걷는다.

꿈인지도 모르고

생사(生死)를 헤메이는 허망(虛妄)한 길을 걷는다.

 

그저 길이 있어

그 길을 따라

막연한 그리움을 찾아 가고 있음을.

 

세상(世相)이 나를 버리고

내가 세상을 버리지 못한

이 모순(矛盾)된 길을 가야만 한다.

 

가다가, 가다가 지쳐

잠시 몸을 뉘일 양이면

여지없이 찾아드는 그리움이 있다.

살면서

한순간도 잊지 않았지만

한순간도 떠올리기 싫은 얼굴이

평안(平安)이라는 거짓의 탈을 쓰고

나를 유혹(誘惑)하고 있다.

 

내게 주어진 화두(話頭)가 무엇인가?

그리움을 떨쳐버리고,

인연(因緣)을 잘라버리고,

욕망(慾望)마저 시궁창에 버려야만

피어난다는 연꽃을 찾으려 했지 않은가?

 

누군가를 마음속에서 지운다는 것이

이리도 힘든 일인지.....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리도 쉽지 않은 일인지.....

 

봄날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들이

어제 밤 몰아치는 비바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이

이처럼 虛妄한 것이거늘.....

 

다시 길을 떠난다.

떠돌다, 떠돌다

또 몸이 고되면

그저 그렇게 잠시 쉬었다

다시 떠나면 되거늘.

그래서 찾아오는 그리움과 因緣과 慾望들을

모두 다 품고서 잠을 청하면 되지 않겠는가.

꿈속에서 방사(放射)를 한들

뉘라서 나를 욕하겠는가?

지금은

그게 내게 주어진 길이거늘....

걷자!

또 걷자구나.

발바닥에 진물이 나서

오욕칠정(五慾七情)과 함께 터져버릴 그 순간까지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근심 없이.

 

길을 떠난다.

꿈인지 생시(生時)인지 모르고

그저 수행(修行)의 길을 떠난다.

 

옴 아라남 아라다

옴 아라남 아라다

옴 아라남 아라다

 

2011年05月12日 석탄일을 기념하여 黃夕霞

(주: “옴 아라남 아라다”는 “번뇌와 고통이 사라진 편안한 마음으로 진리의 기쁨 속에서 만족합니다”라는 뜻입니다.)